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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그냥 의사 선생님이 먹으라고 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비타민D 보충제를 챙겨 먹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게 정확히 왜 필요한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고, 중학교 생물 시간에 단순 암기용으로 외웠던 "구루병"이라는 단어 하나가 전부였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막상 제대로 알아보니, 비타민D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논란 한가운데 있는 영양소였습니다.

결핍 기준 — 과연 우리는 정말 부족한 걸까?
저는 여성의원에서 혈액 검사를 받고 의사 선생님께 "비타민D를 2,000IU 이상으로 드세요"라는 권고를 받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제 혈중 비타민D 수치라는 걸 인식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이 수치의 기준 자체가 나라마다, 기관마다 제각각이라는 사실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혈중 비타민D 농도(ng/mL)를 기준으로 보면, 영국 영양과학 자문위원회와 네덜란드는 12ng/mL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보는 반면, 미국 소화기연소이상학회는 30ng/mL 이상을 권장합니다(출처: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같은 수치를 놓고 한쪽에서는 정상, 다른 쪽에서는 결핍이 되는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30ng/mL 미만이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이 기준점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권장 섭취량을 건강한 사람들 중 상위 2.5%가 섭취하는 양을 기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열 명 중 아홉 명이 결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스티븐 잘츠버그 교수가 2022년 포브스에 "비타민D 보충제는 필요 없다"고 기고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제가 먹는 비타민D 보충제가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닌지, 이 논쟁을 접하고 나서는 한동안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다만 골다공증 환자처럼 명확한 임상적 필요가 있는 경우와, 막연히 "몸에 좋다니까" 먹는 경우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영국·네덜란드 기준: 12ng/mL 이상이면 정상
- 미국 일부 학회 기준: 30ng/mL 이상을 권장
- 한국인 20대의 비타민D 결핍 비율이 노년층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 존재
- 권장 기준이 상위 2.5% 섭취량 기반이라, 대다수가 결핍으로 분류될 수 있음
햇빛 생성 — 유리창 안쪽은 소용없다
중학교 때 외웠던 지식은 딱 "햇빛 쬐면 비타민D 생긴다"였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야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비타민D 생성의 핵심은 자외선B(UVB)입니다. UVB란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외선 중 파장이 280~320nm인 영역으로, 피부에 닿으면 피하 조직의 콜레스테롤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비타민D3 전구체를 만드는 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이 비타민D를 자체 생산하는 원료가 되는 셈입니다.
이렇게 생성된 비타민D3 전구체는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해 1차 대사를 거치고, 신장에서 2차 대사를 통해 활성형 비타민D로 전환됩니다. 활성형 비타민D는 뼈, 근육, 면역세포 등 전신에 작용하며 생명 유지에 관여합니다.
여기서 제가 직접 알아보고 놀랐던 부분은, 자외선 측정 실험에서 UVB가 유리창을 거의 통과하지 못한다는 결과였습니다. 자외선A(UVA)는 유리를 통과하지만,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한 UVB는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즉, 창가에 앉아 햇빛을 받아도 비타민D 생성에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또 한 가지, 피부 노출 면적이 중요합니다. 얼굴처럼 피부 노화와 자외선 손상 우려가 있는 부위보다는, 팔이나 다리처럼 노출해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부위를 햇빛에 내놓는 게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출처: Vitamin D Council). 일상에서 실천하려면,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에만 꼼꼼히 바르고 팔은 노출한 채 하루 20~30분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과잉 부작용 — 좋다고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
저도 처음에는 "비타민이야 많이 먹어봤자 소변으로 다 빠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타민D는 수용성 비타민이 아닙니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Fat-soluble Vitamin)에 속합니다. 지용성 비타민이란 물에 녹지 않고 지방에 녹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으로, 비타민A·D·E·K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과잉 섭취 시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체내 지방 조직과 간에 축적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비타민D 독성(Vitamin D Toxicity)이 발생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고칼슘혈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칼슘혈증이란 혈액 내 칼슘 수치가 정상 범위를 초과한 상태를 말하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신장 결석, 근육통, 심한 경우 근육 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먹고 있는 2,000IU라는 용량도 처음엔 "이 정도면 많은 건 아닌가?" 싶었는데, 의사 처방 하에 복용하는 경우라면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골다공증으로 칼슘 보충제와 비타민D 주사를 함께 맞다가 심한 부작용으로 약을 중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 운동과 식단 개선만으로 골밀도가 -2.4에서 -2.0으로 오히려 향상됐다는 결과는, 약물에만 의존하는 것이 반드시 최선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건 개인 사례이며, 골다공증 치료 중 임의 중단은 전문의 상담 없이 해서는 안 됩니다.
제 경험상, 영양제는 "몸에 좋다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용량을 늘리는 게 가장 위험합니다. 특히 지용성인 비타민D는 축적 특성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타민D 수치가 20ng/mL 나왔는데 보충제 먹어야 하나요?
A. 일반적으로 30ng/mL 미만이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도 이 기준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접하고 나서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20ng/mL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일부 기관 기준으로는 정상 범위에 해당합니다. 골다공증이나 특정 면역질환이 없는 경우라면, 보충제보다 야외 활동과 식단 개선을 먼저 시도해보고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Q. 창가에 앉아 햇빛 받으면 비타민D 생성되지 않나요?
A. 제가 알아보고 가장 놀랐던 부분이 이 점입니다.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한 자외선B(UV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자외선 측정 실험에서도 실내로 들어오는 UVB는 거의 0에 가까웠습니다. 비타민D를 햇빛으로 만들려면 반드시 야외에서 피부를 직접 노출해야 합니다.
Q. 비타민D 보충제를 많이 먹으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A. 일반적으로 비타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타민D는 지용성이라 체내에 축적됩니다. 과잉 섭취 시 고칼슘혈증이 생기고 신장 결석, 근육 마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사 처방 없이 고용량을 임의로 늘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Q.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에는 뭐가 있나요?
A. 등 푸른 생선(고등어, 연어), 표고버섯, 달걀노른자, 우유가 대표적입니다. 4주간 이 식재료들을 식단에 넣고 야외 활동을 병행한 실험에서 참가자 전원의 혈중 비타민D 수치가 상승했습니다. 보충제 없이도 식단과 햇빛만으로 수치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식습관 개선이 첫 번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저는 지금도 비타민D 보충제를 먹고 있습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것은, 왜 먹는지,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를 이제는 제가 직접 파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냥 "의사가 먹으라고 해서"가 아니라, 제 수치와 생활 환경을 근거로 판단하게 됐습니다.
비타민D는 결핍 기준부터 적정 섭취량까지 아직 논쟁이 끝나지 않은 영역입니다. 골다공증처럼 명확한 임상적 필요가 있다면 전문의 처방에 따르는 것이 맞고, 그렇지 않다면 햇빛을 쬐고 등 푸른 생선과 버섯을 챙겨 먹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접근입니다. 보충제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내 몸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