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저는 어깨 통증이라고 하면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깨 안에 돌이 생긴다는 석회성 건염이라는 질환이 전체 인구의 약 10%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제가 지금 느끼는 오른쪽 어깨의 어딘가 묘하게 뻐근한 느낌이 단순한 피로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때 옆으로 누우면 어깨가 아파서 자꾸 몸을 뒤집게 되는데, 이게 어깨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어깨 구조와 석회성 건염의 4단계 진행
어깨가 왜 이렇게 자주 아픈지, 저도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깨 관절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니 오히려 안 아프면 이상한 구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깨는 볼 앤드 소켓(Ball and Socket)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볼 앤드 소켓 구조란 팔뼈의 둥근 끝부분(볼)이 어깨뼈의 오목한 홈(소켓)에 맞닿는 형태를 말합니다. 엉덩이 관절(고관절)도 같은 구조지만, 고관절은 다리뼈가 골반뼈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매우 안정적입니다. 반면 어깨는 팔뼈가 소켓 안에 쏙 들어가지 않고 그냥 살짝 맞닿아 있는 형태입니다. 덕분에 180도에 가까운 넓은 가동 범위를 확보할 수 있지만, 그만큼 빠지기도 쉽고 손상되기도 쉬운 구조입니다.
이 불안정한 구조를 붙잡아 주는 것이 바로 회전근개(Rotator Cuff)입니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과 그 힘줄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이 중 극상근 힘줄은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견봉이라는 어깨뼈 위쪽 돌출부에 긁히게 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평생에 걸쳐 반복되는 이 마찰이 결국 미세 손상과 염증으로 이어지고, 장기간 방치하면 회전근개 파열이나 오십견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어깨 질환들이 서로 연결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석회성 건염은 이 회전근개 힘줄 안팎으로 칼슘이 침착되는 질환입니다. 칼슘 침착 자체보다는 몸이 칼슘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이 극심한 통증의 실제 원인입니다. 이 질환은 4단계로 진행됩니다.
- 1단계 형성기: 분필 가루처럼 고운 석회가 힘줄 주변에 쌓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 2단계 휴식기: 석회가 굳어지면서 어깨가 뻐근하고 둔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어깨가 좀 무거운가?" 하는 정도의 불편함입니다.
- 3단계 흡수기: 몸이 석회를 제거하려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석회가 치약처럼 말랑한 상태로 변합니다. 이 시기에 갑작스러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 강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6점으로 보고됩니다.
- 4단계 회복기: 급성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회복 단계로 접어듭니다.
제가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전체 환자의 50% 이상이 석회가 있어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증상이 소실될 때까지 평균 18개월이 걸린다는 수치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1년 반을 그냥 참고 버티는 것은 사실상 불필요한 고통입니다.
어깨 통증이 밤에 유독 심해지는 이유도 이번에 처음 제대로 납득했습니다. 낮에 서거나 앉아 있을 때는 중력이 아래 방향으로 작용해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이 비교적 균일합니다. 하지만 누우면 중력 방향이 등 쪽으로 바뀌고, 잠이 들면 근육의 긴장이 완전히 풀리면서 어깨 구조 전체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눌리게 됩니다. 이것은 석회성 건염뿐 아니라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등 대부분의 어깨 질환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제가 옆으로 누우면 잠깐이라도 어깨가 아파서 다시 뒤집는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치료법 선택과 예방 운동의 실제
석회성 건염 진단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단순 엑스레이만으로도 석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초음파나 MRI를 통해 더 정밀하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돌이 자연적으로 없어진다던데 그냥 기다리면 안 되나요?"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이 내용을 접하기 전까지 솔직히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실제 데이터는 다릅니다. 석회가 자연 소실되는 비율은 3년 후 9.3%, 10년 후에도 27%에 불과합니다(출처: PubMed Central, 석회성 건염 자연 경과 연구). 달리 말하면 10년이 지나도 환자의 70% 이상에서 석회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극심한 통증을 10년씩 참아 가며 기다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무증상인 경우에는 치료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뻐근한 느낌이 시작되는 2단계부터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단계별 치료 선택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소염진통제입니다. 3단계 흡수기에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사용합니다. 먹는 약과 바르는 연고 두 가지 방법을 상황에 따라 선택하거나 병행합니다.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신경 차단술을 고려합니다. 신경 차단술이란 어깨 주변의 특정 신경에 직접 주사를 놓아 통증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이 자체가 석회를 없애는 치료는 아니지만, 극심한 통증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석회성 건염에 가장 권장되는 치료 중 하나는 체외 충격파(ESWT, 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입니다. 여기서 체외 충격파란 몸 밖에서 강한 음향 파동을 병변 부위에 집중시켜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흔히 "충격으로 돌을 깨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효과는 돌 주변에 신생 혈관 생성을 유도해 혈류를 개선하고 석회 흡수를 촉진하는 것입니다. 치료 강도에 따라 상당히 아플 수 있으며, 주 1~2회 8~10주 시행을 권고합니다. 성공률은 약 40%로, 생각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힘줄 손상 가능성이라는 부작용도 있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체외 충격파로 효과가 없을 경우 성공률 약 70%의 석회 세척술을 고려합니다. 석회 세척술이란 굵은 바늘 두 개를 석회 부위에 삽입해, 한쪽으로 식염수를 주입하고 다른 쪽으로 석회 가루와 염증 덩어리를 씻어내는 시술입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이 역시 힘줄 손상 가능성이 있는 시술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 모든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약 10%의 환자에게는 어깨 관절경을 통한 수술적 석회 제거를 선택하게 됩니다.
예방을 위한 회전근개 강화 운동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예방입니다. 저는 평소 유산소 운동 위주로 운동해 왔고 어깨 근력 운동은 사실상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것은, 대부분의 일상 동작에서 어깨의 네 가지 회전근개 근육 중 극상근 하나에만 부담이 집중된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반복되면 극상근 힘줄이 손상을 입고 결국 파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법은 나머지 세 근육(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도 골고루 강화해 부담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팔을 앞으로 드는 굴곡 운동과 옆으로 드는 외전 운동을 할 때는 반드시 80도 이하로만 올려야 합니다. 80도를 넘으면 견봉에 힘줄이 긁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상 이 80도 기준을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문이나 벽에 기대 팔로 내회전·외회전 방향으로 힘을 주는 등척성 운동, 엎드려서 팔을 천장 방향으로 드는 스카플라 T 운동, 푸시업 최고점에서 한 번 더 어깨를 미는 푸시업 플러스도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평소 컴퓨터 작업 시 팔걸이가 있는 사무용 의자를 사용하면 어깨에 가해지는 하중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석회성 건염이 있으면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전체 환자의 10% 정도만 수술에 이르고, 무증상이라면 치료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소염진통제→체외 충격파→석회 세척술 순으로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하며, 이 모든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 수술을 고려합니다. 다만 전문의가 수술을 권유하는 시점이라면 그때가 적절한 타이밍이므로 미루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지 않습니다.
Q. 석회가 있는데 아무 증상이 없어요. 그냥 둬도 되나요?
A. 무증상이라면 현재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무증상이라도 언젠가 2단계처럼 뻐근한 통증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 시점을 인지하고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 병원을 찾는 것이 3단계의 극심한 통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Q. 석회성 건염에 냉찜질이 좋은가요, 온찜질이 좋은가요?
A. 원칙적으로는 급성 염증기(3단계)에는 냉찜질이, 만성적인 근육 문제에는 온찜질이 권장됩니다. 다만 어깨 통증은 석회만의 문제가 아닌 근육 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찜질이 더 나은지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전문의와 상담해 본인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체외 충격파 치료 후 석회 크기가 그대로인데 계속 치료해야 하나요?
A. 석회가 줄지 않더라도 통증이 개선됐다면 치료에 의미 있는 반응이 나타난 것입니다. 힘줄 안에 깊이 박힌 석회는 어떤 방법으로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석회의 완전 소실이 아닌 통증 조절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치료 방향은 담당 전문의와 구체적으로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30대인데도 석회성 건염이 생길 수 있나요?
A. 주로 40~60대 여성에게 호발하지만, 30대에서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당뇨, 갑상선 호르몬 이상, 에스트로겐 이상, 신장 문제 등 내분비계 질환이 있는 경우 연령과 무관하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런 기저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결론
이번에 석회성 건염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제가 어깨를 얼마나 무심하게 써 왔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팔걸이도 없는 의자에서 몇 시간씩 컴퓨터 작업을 하고, 어깨 근력 운동은 거의 하지 않으면서 유산소만 했으니, 극상근 힘줄이 혼자 모든 부담을 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지금 당장 심각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잘 때 어깨가 아파서 뒤척이는 빈도가 늘어가는 것이 분명히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석회성 건염 재발률이 20%에 달한다는 수치는 치료 이후에도 운동 습관과 생활 습관 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줍니다. 저는 지금부터라도 회전근개 네 근육을 고루 쓰는 운동을 시작하고, 팔을 머리 위로 드는 동작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첫 번째 단계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