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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취증 (아포크린샘, SIT수술, 완치기준)

jinnnnny109 2026. 7. 30. 13:29

목차


    저는 원래 향기에 꽤 예민한 편입니다. 하루에 샤워를 두 번 이상 하고, 이불과 소파 쿠션 커버까지 주기적으로 세탁할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취, 그리고 액취증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관리만으로 해결되는 체취와, 수술이 필요한 액취증 사이의 경계가 어디인지 제대로 알고 싶었습니다.

    액취증 (아포크린샘, SIT수술, 완치기준)



    아포크린샘이란?

    액취증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아포크린샘(Apocrine Gland)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아포크린샘이란 특정 부위에만 분포하는 땀샘의 일종으로, 여기서 분비되는 땀이 피부 표면의 세균과 만나면서 특유의 냄새를 만들어냅니다. 일반적인 에크린샘(Eccrine Gland)이 체온 조절을 위해 온몸에 퍼져 있는 것과 달리,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에 전체의 95% 이상이 몰려 있습니다. 나머지는 유두 주변, 생식기 주변, 외이도(귓구멍 안쪽)에 분포합니다.

    귀지가 끈적한 '물귀지'인 분이라면 액취증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상적으로 물귀지인 경우 액취증과의 연관성이 100%에 가깝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처음 알았을 때 꽤 놀랐습니다. 단순히 냄새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유전적인 형질과 직결된 이야기였으니까요.

    교과서에 실린 그림 중에는 아포크린샘이 진피(dermis, 피부의 중간층)에서 뚝 떨어진 채 피하 지방층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묘사된 것들이 있습니다. 진피란 표피 아래에 위치하며 콜라겐 섬유가 촘촘하게 얽혀 있는 피부의 주요 지지 구조입니다. 그런데 실제 조직 사진을 보면 아포크린샘은 이 진피 속에 마치 콘크리트 속 자갈처럼 단단히 박혀 있습니다. 조직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지방층이 용해되면서 생긴 빈 공간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착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오류가 정리되지 않은 채 이어져 왔고, 그게 잘못된 수술법이 등장하는 배경 중 하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에 약 95% 집중 분포
    • 에크린샘과 달리 냄새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분비물을 만들어냄
    • 물귀지 여부는 액취증 가능성을 판단하는 유력한 단서
    • 아포크린샘은 피하 지방층이 아닌 진피 내부에 위치
    요약: 액취증의 원인은 진피 속에 박혀 있는 아포크린샘이며, 이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SIT수술이 '진짜 제거'인 이유

    2005년 학회에서 처음 발표된 SIT 수술(Scrap and Inhalation Technique)은 이름 그대로 '긁어내고 뽑아낸다'는 개념의 최소 절개 액취증 수술법입니다. 겨드랑이 앞쪽 경계선(anterior axillary line)을 따라 약 3mm 정도만 절개한 뒤, 특수 제작된 긴 칼을 이용해 넓은 범위의 진피 하부를 제거합니다. 절개법이 피부를 넓게 열고 수술하는 것과 달리, SIT는 작은 구멍 하나로 훨씬 넓은 수술 범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진피 일부를 실제로 잘라낸다'는 데 있습니다. 겨드랑이 정상 피부 두께는 약 3mm 수준으로, 이 중 하부 약 20%(0.6mm)를 제거해야 아포크린샘을 충분히 없앨 수 있습니다. 0.6mm라고 하면 작게 들릴 수 있지만, 피부 두께 기준으로는 결코 적은 양이 아닙니다. 제거가 잘 됐는지는 수술 전후 조직 사진을 비교했을 때 진피 전체 두께가 얇아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SIT를 이해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플랩(flap)'입니다. 플랩이란 수술 중 피부를 얇게 들어 올린 피부판을 말합니다. 절개법에서도 이 플랩을 최대한 얇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 진피 내 땀샘을 제거하다 보면 플랩이 피부 이식편(skin graft) 수준으로 얇아집니다. SIT도 본질적으로 같은 원리입니다. 진피 하부가 얇아지는 만큼 그 안에 있던 아포크린샘과 에크린샘이 함께 제거됩니다.

    일부에서는 붕대를 감지 않아도 회복이 된다고 홍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부분을 살펴봤을 때, 압박 치료(compression therapy)는 수술 후 혈종(혈액이 고이는 현상) 방지와 피부판 유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스킨 그라프트(피부 이식)가 아무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피부 이식편이 새 자리에 붙으려면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SIT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약 20kg 수준의 압력이 필요하다는 기준도 있습니다(출처: PubMed Central, Axillary Osmidrosis 관련 연구).

    요약: SIT수술의 핵심은 진피 하부 약 20%를 실제로 제거하는 것이며, 수술 후 압박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완치기준을 엄격하게 봐야 하는 이유

    액취증은 진단도, 치료 결과 판정도, 재발 여부도 모두 주관적인 냄새에 의존합니다.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처럼 수치로 뽑아낼 수 있는 검사법이 없습니다. 아침에 씻은 직후와 하루 종일 활동한 뒤 냄새가 다르고, 데오드란트를 썼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의사의 판단이 환자에게 유리하게든 불리하게든 왜곡될 여지가 생깁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완치 대신 '호전(improvement)'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냄새가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호전이라 할 수 있으니 반박하기 어렵습니다. 더 심각한 경우는 "액취증은 한 번에 완치가 안 되니 여러 번 수술이 필요하다"는 식의 설명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제일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술이란 처음부터 완치를 목표로 설계되어야 하는 것이지, 재수술을 전제로 계획하는 수술이 어디 있습니까.

    소아 액취증 수술에 대한 낭설도 있습니다. '어릴 때 수술하면 재발한다'는 이야기가 오랫동안 퍼져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아포크린샘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고, 제거하면 성인이 돼서도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절개법 시절에 소아 수술이 어려웠기 때문에 '커서 하라'는 말이 '재발한다'는 식으로 변형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소아는 피부가 부드럽고, 데오드란트 사용 기간이 짧아 피부 상태가 좋고, 모낭 발달이 덜 돼 수술이 더 수월합니다. 데오드란트를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염과 착색이 생겨 회복에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찍 수술할수록 회복도 빠르고 재발률도 낮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확인된 사실입니다(출처: 대한피부과학회지, 액취증 관련 문헌).

    한때 유행했던 리포셋(Liposet)과 미라드라이(MiraDry)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포셋은 원래 지방 흡입 기기의 상품명인데, 이것이 수술명처럼 쓰이면서 10여 년간 재발 사례를 양산했습니다. 지방층만 제거하므로 진피에 박혀 있는 아포크린샘은 거의 그대로 남습니다. 게다가 지방층이 사라지면서 피부 함몰(depression) 현상이 생겨 나중에 재수술할 때도 방해 요소로 작용합니다. 미라드라이는 FDA에서 다한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기기입니다. 다한증이란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액취증과는 원인과 치료 방향이 다릅니다. 마이크로웨이브 열에너지로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라 주변 조직 손상 범위가 넓고, 진피층에 정확히 포커싱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미라드라이 시술 후 재발해서 다시 수술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요약: 완치기준은 처음부터 엄격하게 설정해야 하며, 리포셋·미라드라이처럼 진피를 직접 제거하지 않는 방법은 액취증 완치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체취가 심하지 않은데도 액취증인 경우가 있나요?

    A. 있습니다. 저처럼 평소 체취가 강하지 않다고 느끼더라도, 땀이 많이 나거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아포크린샘 분비물이 증가해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데오드란트 없이 이틀 정도 샤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냄새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자가 테스트입니다.

     

    Q. SIT수술 후 흉터가 많이 남나요?

    A. 수술 직후에는 착색이나 상처가 남을 수 있지만, 6~7개월 정도 지나면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아뭅니다. 겨드랑이는 다른 부위에 비해 조직 재생력이 좋은 편이어서 회복이 빠른 편입니다. 피부가 밝은 분은 회복이 더 빠르고, 피부가 어두운 분은 착색이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Q. 소아도 액취증 수술을 받아도 되나요?

    A. 재발한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아포크린샘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기 때문에, 어릴 때 제거해도 성인이 된 후 재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부가 부드럽고 데오드란트 사용 기간이 짧은 소아가 수술 후 회복이 더 좋고 재발률도 낮다는 임상적 근거가 있습니다.

     

    Q. 미라드라이로 액취증 치료가 가능한가요?

    A. 미라드라이는 FDA에서 다한증(과다발한) 치료제로 승인받은 기기이지, 액취증 전문 치료기는 아닙니다. 마이크로웨이브 열에너지로 조직을 파괴하는 방식이라 진피에 정확히 포커싱하기 어렵고, 시술 후 재발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됩니다. 액취증 완치를 원한다면 진피 하부를 직접 절제하는 수술적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합니다.

     

    Q. 수술 전에 할 수 있는 체취 관리 방법이 있을까요?

    A. 저는 개인위생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겨드랑이, 귀 뒤, 사타구니, 발가락 사이처럼 냄새가 집중되는 부위를 꼼꼼히 씻고 완전히 말린 후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탁물도 제대로 건조하지 않으면 섬유에 균이 번식해 냄새가 날 수 있어서, 제습기 활용이나 건조기 사용도 효과적입니다. 다만 관리로 해결이 안 되는 수준이라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결론

    저는 평소 청결 관리를 꽤 철저하게 하는 편이라 체취로 크게 고생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를 깊이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관리와 치료의 경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샤워를 자주 하고, 옷을 잘 세탁하고,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아포크린샘 자체에서 분비가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 위생 관리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액취증을 의심하고 있다면 우선 데오드란트 없이 이틀 정도 확인해보고, 냄새가 지속된다면 성형외과나 피부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방법 중에서는 진피 하부를 실제로 제거하는 방식이 현재까지 가장 완치율이 높습니다. 흉터와 재발, 두 가지 중에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고민된다면, 저는 재발 없는 수술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회복이 더디더라도 한 번에 제대로 끝내는 것이 결국 더 현명한 선택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Ya3jru9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