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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지금까지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아프면 그냥 다 "눈병"이라고만 불렀습니다. 유행성각결막염, 급성 출혈성 결막염, 인두결막염이 전부 다른 병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야 제대로 알게 됐거든요. 심지어 어렸을 때 걸렸던 아폴로 눈병이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것도요. 여름철에는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각각 원인도 다르고, 관리법도 달라서 제대로 구분해 두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눈병 종류, 제대로 구분하고 계신가요?
여름이 되면 안과 방문자가 급증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미생물의 번식이 활발해지고, 면역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눈병이라고 다 같은 눈병이 아닙니다. 원인 바이러스가 무엇이냐에 따라 병의 이름도, 경과도, 주의사항도 달라집니다.
가장 흔한 것은 유행성 각결막염입니다. 여기서 각결막염이란 눈의 검은 동자인 각막(cornea)과 흰 동자를 덮고 있는 결막(conjunctiva) 모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잠복기는 2~7일 정도입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한쪽 눈에서 시작하더라도 양쪽 눈으로 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충혈, 심한 이물감, 눈물 흘림이 주된 증상인데, 저도 어린 시절 양쪽 눈이 다 빨개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 병인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손을 좀 더 자주 씻었어야 했다 싶습니다.
아폴로 눈병으로 더 잘 알려진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엔테로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이름이 1969년 아폴로 인공위성 발사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면서 붙여졌습니다. 잠복기가 하루 이틀로 매우 짧고, 대신 임상 경과도 짧아서 일주일 안에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징은 결막하 출혈(subconjunctival hemorrhage), 즉 흰자위에 핏줄이 터진 것처럼 출혈 반점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눈이 더 빨갛게 보여서 무서워 보이지만, 통증 자체는 유행성 각결막염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걸렸을 때도 눈이 너무 징그러워 보여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만,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영장을 다녀온 아이가 눈이 빨개지고 열까지 난다면 인두결막염(pharyngoconjunctivitis)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쉽게 말해 눈 감기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고, 잠복기는 5~8일입니다. 소아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결막염 증상과 함께 인후통, 고열, 두통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됩니다. 38~40도까지 열이 오르는 경우도 있어서 안과와 소아과를 함께 방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 세 가지 눈병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손 씻기입니다. 유행성 눈병은 공기 중으로는 전파되지 않습니다. 접촉 감염이기 때문에 손만 깨끗하게 씻고 눈을 만지지 않으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눈이 마주쳐도 전염된다"는 말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그리고 안약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유통기한을 확인하세요.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 시에도 두 달을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일반적으로는 개봉 후 한 달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함부로 오래된 안약을 넣었다가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안약의 경우 안압이 올라 녹내장이나 백내장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유행성 각결막염: 아데노바이러스, 잠복기 2~7일, 양안 발생 흔함, 각막 혼탁 동반 가능
- 급성 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 엔테로바이러스, 잠복기 1~2일, 결막하 출혈이 특징, 1주일 내 회복
- 인두결막염: 아데노바이러스, 잠복기 5~8일, 소아에게 흔하며 고열·인후통 동반
- 공통 예방: 손 씻기, 눈 만지지 않기, 안약 유통기한 준수
안구건조증과 선글라스, 여름에 더 챙겨야 하는 이유
여름에는 습도가 높으니까 눈이 건조해질 일이 없겠다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냉방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실내 습도가 뚝 떨어지고, 그 결과 안구건조증(dry eye syndrome)이 오히려 여름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구건조증이란 눈물의 양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빨리 파괴되어 눈 표면이 마르는 상태를 말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물이 부족한 문제 정도로 가볍게 여기시는데, 최근에는 이를 눈 표면의 만성 염증 상태로 보는 시각이 의학계에서 우세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인공눈물만 넣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염증 치료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점안제나 스테로이드 점안제가 처방되기도 합니다. 인공눈물은 안구 표면에 수분을 공급하고 눈물의 삼투농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지만, 사이클로스포린 점안제는 염증 세포의 반응 자체를 억제하여 근본적인 치료에 접근합니다. 안구건조증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에 가깝습니다(출처: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집중해서 볼 때는 눈 깜빡임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눈 깜빡임이 줄면 눈물막이 빨리 증발해서 건조증이 심해집니다. 의도적으로라도 자주 눈을 깜빡여 주는 것이 중요하고, 1시간 집중 작업 후에는 5분 정도 눈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메가3나 등푸른생선, 견과류처럼 항염 효과가 있는 음식을 꾸준히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선글라스가 단순히 눈이 부셔서 끼는 것이 아니라, 각막(cornea) 화상과 자외선 손상을 막는 의료적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요. 어머니께서 항상 여름에 선글라스를 챙기라고 하셨는데, 그게 멋이 아니라 눈 건강을 위한 조언이었다는 걸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후 1~2시간이 지나면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나오는 광각막염(photokeratitis)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각막 상피가 벗겨지는 손상이 발생합니다. 광각막염이란 자외선에 의해 각막 표층에 화상성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 색이 짙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렌즈가 너무 어두우면 동공이 확대되어 자외선이 더 많이 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외선 차단 지수가 98% 이상인지 확인하는 것이고, 렌즈 농도는 75% 정도가 적당합니다. 렌즈 색상은 회색이나 갈색 계통이 자외선 차단에 유리하며, 청색광 차단 기능이 함께 있는 제품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에게 선글라스를 살 때 캐릭터가 그려진 장난감 제품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동의 눈은 성인보다 투명하여 자외선 손상에 더 민감합니다(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저도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으로서 선글라스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미뤄왔는데, 눈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눈병에 걸리면 시력이 떨어지나요?
A. 눈병을 앓은 후 시력에 영향이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각결막염으로 각막에 혼탁이 생기더라도 수개월이 지나면 서서히 옅어지고, 그 혼탁 자체가 시력을 떨어뜨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심하게 앓은 경우 눈꺼풀과 결막이 유착되는 합병증이 매우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니, 증상이 심하면 반드시 안과를 방문하세요.
Q. 눈병 걸렸을 때 안대 해도 되나요?
A. 안대는 오히려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대를 하면 눈 안쪽의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서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눈물이나 눈곱이 나오면 일회용 티슈로 닦아내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고, 손을 깨끗이 씻어 접촉 감염을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집에 남은 안약 넣어도 되나요?
A.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안약을 임의로 장기간 사용하면 안압이 상승하여 녹내장이나 백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개봉한 안약은 냉장 보관 시에도 두 달을 넘기지 않아야 하고, 일반적으로는 개봉 후 한 달 이내 사용이 원칙입니다. 증상이 있으면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처방받으세요.
Q. 일회용 인공눈물, 하루 이상 써도 되나요?
A. 무방부제 일회용 인공눈물은 개봉 후 24시간 이내에 사용하고 남은 것은 버려야 합니다. 뚜껑을 닫아두더라도 입구에 세균이 오염될 수 있고, 방부제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변질 위험이 있습니다. 아깝다고 며칠씩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눈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Q. 아이에게 선글라스가 꼭 필요한가요?
A. 어른보다 오히려 더 필요합니다. 아이의 눈은 성인보다 투명도가 높아 자외선 손상에 더 민감하고, 시력 발달 시기인 만큼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캐릭터 장난감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전문 안경점에서 자외선 차단 코팅이 확인된 제품을 구매하세요. 렌즈 색은 회색이나 갈색 계통이 좋습니다.
결론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눈이 아프면 대충 안약 하나 넣고 버티던 습관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입니다. 눈병의 종류마다 원인 바이러스도 다르고, 전염 기간도 다르고, 치료 방법도 다릅니다. 그리고 안구건조증은 가벼운 불편함이 아니라 만성 염증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손 씻기, 눈 만지지 않기, 그리고 야외에서는 자외선 차단 지수가 표기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불편해도 한 번쯤 안과에서 제대로 진단을 받아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