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마다 부인과 검진을 받으면 난소암은 걱정 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김희승 교수의 강의를 접하고 나서, 그 믿음이 상당 부분 흔들렸습니다. 1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정기 검진을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 사이에 난소암 사망률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챙기면 괜찮을 거라는 막연한 안심이, 사실은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검진한계, 정기 검진만 믿으면 안 되는 이유저는 6개월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꼬박꼬박 받아 왔습니다. 그 나름의 성실함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의학적으로 난소암 조기 발견을 위한 선별 검사는 아직까지 일반..
중학교 입학 직후 안경을 처음 쓰던 날, 솔직히 처음엔 설레기도 했습니다. 안경 쓴 사람이 왠지 멋있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써보니 체육 시간, 비 오는 날, 실내외 온도 차가 생길 때마다 안경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20년이 넘게 안경을 쓰면서 시력교정 수술을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막상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안과 전문의의 강의를 꼼꼼히 뜯어보면서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던 수술의 원리와 차이를 처음으로 제대로 파악하게 되었습니다.굴절이상이란 무엇이고 수술 전 뭘 봐야 하는가제가 안경을 쓰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빛이 망막에 제대로 맺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걸 굴절이상(屈折異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굴절이상이란 눈에 들어온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거쳐 망막에 정확히 초점을 맺지 못하는..
어머니 친구분이 일주일에 세 번씩 병원에서 투석을 받으신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그 무게가 바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4시간씩, 주 3회.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정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지경에 이르기까지 아무 증상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콩팥은 80%가 망가질 때까지 아무 신호를 보내지 않는 장기입니다. 이 글은 그 무서운 침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침묵의 장기, 왜 콩팥은 이렇게 조용할까건강검진에서 단백뇨(proteinuria) 판정을 받고도 1년을 그냥 넘긴 사례가 있습니다. 여기서 단백뇨란, 정상이라면 혈액 안에 머물러야 할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콩팥의 필터, 즉 사구체(glomerulu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배가 아프다고 하면 흔히 "장염 아니야?"라는 말이 돌아옵니다. 저도 처음 크론병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그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이건 장염과는 차원이 다른 병이었습니다. 평생을 함께 안고 가야 하는 만성 난치성 질환이라는 사실, 그리고 소화기관을 넘어 온몸에 증상이 번질 수 있다는 점이 저를 꽤 오래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난치성 질환의 실체 — 장염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른 병일반적으로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면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 크론병 환자들 본인조차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꽤 자주 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 크론병은 단순한 소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크론병(Crohn's d..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행복해진다"는 말을 반쯤 무시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이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감사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뇌가 실제로 변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었고, 제가 직접 써보면서 그게 빈말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습니다.긍정심리가 뇌를 바꾼다는 말, 정말일까요저는 오랫동안 긍정적인 생각이 일종의 자기위로에 불과하다고 여겼습니다. 기질이 낙관적인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것이지, 억지로 생각을 바꾼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도파민(Dopamine)과 옥시토신(Oxytocin) 연구를 접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여기서 도파민이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여 쾌감과 동기를 만들어 내는 신경전달물질로, 단순..
솔직히 저는 한동안 "피곤한 건 다 똑같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에서 교대 근무를 하던 시절, 주말도 공휴일도 없이 돌아가는 스케줄 속에서 늘 몸이 무거웠지만,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은 다 이렇게 피곤한 거겠지'라며 넘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면을 충분히 취해도, 주말에 쉬어도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는다면 — 그건 그냥 피곤한 게 아닐 수 있다고. 알고 보니 그게 만성피로와 일반 피로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었습니다.의학적 원인과 현황 : 피로가 6개월을 넘기면 달라지는 것들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1%가 현재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연간 근로 시간 기준으로 멕시코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출처: OECD ..